실전투자

테라리소스(3월, 4월)

호린(JORRIN) 2011. 6. 18. 22:23

장기투자로 전환함에 있어서 안정성과 성장성을 대표할 수 있는 두 기업을 선정했는데, 하나는 POSCO이고 다른 하나는 테라리소스였습니다. 3월 25일 경에 각각 1억원씩 매수하였는데, 이유는 테라리소스의 주가가 낮다보니 대량 매수하는게 힘들어서 였습니다. 10만여주를 일시에 동일 단가로 매수 걸어놓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시장가로 구입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테라리소스는 3년여에 걸쳐 관찰한 주식입니다. 돈이 되면 언젠가는 한번 장기투자로 도전해봐야지 하는 마음을 항상 간직하고 있었죠. 그래서, 3월에 장기투자를 결정하면서 흔쾌히 절반을 투자하기로 한 것이고요.


그러다가, 4월 28일에 POSCO를 손절매하기로 결정하면서, 그 매각대금도 테라리소스에 집어넣어 소위 말하는 몰빵을 결심하게 됩니다. 이때만해도 테라리소스의 단가도 많이 떨어져서 대략 1,000만원 가까운 손실이 발생해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정말 고민 많이 하게 만들었던 상황이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에 절반을 투자하게 된 동기와 나중에 나머지 금액을 더 들여놓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다음의 몇가지 이유로 인하여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죠.


다음은 제가 5월 하순경에 팍스넷에 올린 글에서 일부 발췌해봤습니다.


[[제가 테라에 투자를 결심한 것이나, 포스코를 정리하고 테라로 옮겨올 때 나름대로 분석한 투자이유가 몇가지인데,


우선, 절반을 포스코에 넣은 이유는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는데, 그러면 테라는 안전성이 없느냐는 것을 생각해봤죠. 다음에 열거하는 여러가지 이유에서 안전성이 있다고 판단되었고, 이는 과거에 움직인 가격대를 확인해보면 알 수 있겠죠. 그래서, 쪽박은 안차겠구나하고 나름대로 판단한거죠. 참고로, 현재까지 포스코를 들고 있었으면 대략 7백만원 가까운 추가손실을 봤겠네요.

둘째로, 저도 개발사업을 해본 사람으로서 개발사업이란 것은 뜻대로 착착 시간 맞춰 이뤄지는 것이 아닙니다. 낙관적으로 몇개월이 소요되리라 예상되는 것을 비관적으로 1년을 잡고 시작한 사업이 특별한 부정적 사유도 없이 4년씩이나 걸려서야 간신히 빠져나온 경험도 있습니다. 테라도 마찮가지일 겁니다. 특히 외국에서, 느려터진 정부와 열악한 자금과 싸우려면 현재의 희망적인 스케쥴 보다 더 늦어질 가능성이 더 많을겁니다. 그래서, 저는 현재의 테라 상황이 부정적이어서 늦어진다고 보지 않고 그냥 개발사업이 원래 그러려니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셋째, 과거에 창투사 의사결정자들과 대화를 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네들은 사업아이템보다도 구성원을 더 중요시하더군요. 즉, 서울대나 카이스트 졸업자끼리 사업을 하겠다고 하면 설사 그네들이 추진하는 아이템이 망하더라도, 학연이나 다른 신규 아이템 등을 통해서 결국 성공할 가능성이 많다고 보는거죠. 제가 보는 테라의 구성원들은 테라에서 사기꾼소리를 안듣더라도 먹고 살만한 사람들이죠. 즉, 유한서대표이사나 이수택전무(미등기 이사라서 지금도 있는지...), 빈카사의 블라디미르 박사장을 보고 투자한 거나 마찮가지죠.

변회장의 역량 자체야 의심스럽지 않지만, 부인과 함께 테라주식을 정리한 것을 보고는 별로 믿음이 안가는게 사실입니다.

넷째, 한국의 공공기관과 러시아의 공공기관에서 원유의 존재와 매장량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수평으로는 동서로 나뉘고, 수직으로는 페름기와 데본기로 나뉘어져 있는데, 동서의 페름기는 발견잠재자원량이, 동쪽의 데본기는 탐사자원량을 신뢰성있는 공공기관에서 검증 후에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섯째, 대중을 이렇게 오래동안 속일 수는 없습니다. 제가 관심을 갖고 바라본 것만 해도 3년이고 실질적으로는 5년째 원유개발에 몰입하고 있는거죠. 누구 말대로 한명을 영원히 속일 수도 있고 대중을 일시적으로 속일 수도 있겠지만, 대중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습니다. 지금까지야 뭐 영원히가 아니더라도, 정보가 거의 실시간으로 공개되는 시대에 이렇게 장기적으로 오고 있다는 것 자체가 사기가 아니라는 증거죠.

뭐, 대략 이 정도의 분석 근거로 테라를 장기투자 몰빵의 대상으로 선정한 것입니다]]

이상의 검토과정을 거쳐 테라리소스에 몰빵을 하고나니 또 다시 모니터 앞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 제 일과가 되었습니다. 솔직히 좋은 뉴스가 나와서 얼른 날아갔으면 하는 마음이 꿀떡 같았죠.

그러나, 인생은 항상 마음 먹는데로 다 되는 것은 아니고, 고통없이 장미빛 미래가 다가오는 것은 더욱 더 아닌듯 싶더군요.

다행스러운 것은 몰빵 후에 급속히 제 평균 매입단가를 추월함은 물론 2억원이라는 원금도 다 채워주더군요. 지금은 제법 이익을 본 상황입니다.

투자요? 냉철한 이성적 판단이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모니터에서 멀어져야 합니다.


전업 투자꾼으로서 피가되고 살이되는 체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