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엘컴텍, 금광 가치 6천억이라더니..288억 매각?
머니투데이 2011. 06. 20
금광을 개발 중인 한성엘컴텍 (3,315원 25 -0.8%)이 자회사 AGM 마이닝의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매각 가격은 288억원. 투자 대비 상당한 수익을 올렸지만 밝혔던 금광 가치(6000억원)와 비교했을 때 쉽게 납득되지 않는 금액이다.
한성엘컴텍은 지난 16일 자회사 AGM마이닝의 지분을 몽골 BATTULGA BATNYAM에 전량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분 매각자금으로는 재무 구조 개선 및 IT 및 LED 조명 사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한성엘컴텍의 몽골 금광 투자는 2007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성엘컴텍은 27억원을 출자해 AGM마이닝을 설립했고 다음 달 토롬콘 광산 금광 탐사권을 100만 달러에 취득했다. 회사 측은 수년 전부터 새로운 성장 동력을 검토해 금광 개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광 개발 시작의 전망은 밝았다. 보유한 광구의 넓이만 여의도의 46배에 달했다. 호주의 광산평가기관인 마이크로마인(MMC)과 손을 잡고 시추 작업을 한다는 점도 시장의 신뢰도를 얻었다.
2008년 1월 한성엘컴텍은 금광은 가채매장량이 31만 8000온스로 당스 금 시세로 환산하면 2700억원어치나 달한다고 발표했다. 2~3차 광구에 대한 계약 및 탐사가 본격화되면 1차보다 최소한 2~10배에 달하는 금광 개발이 가능하고, 2009년 1분기부터 채굴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표와 함께 5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기록했고 2900원대였던 주가는 6800원대까지 급등했다. 한성엘컴텍의 시가총액이 400억원대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금광 개발에 대한 기대감은 커져갔다.
이후 금광탐사를 완료하고 MMC로부터 광산에 11톤의 금(당시 약 4000억원)이 존재한다는 보고서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약속했던 1분기 금 채굴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한성엘컴텍은 2009년 5월 채굴권 승인을 받았지만 예상 생산시기를 2009년 연말, 2010년 말로 계속 바꿨고 2011년 6월 광산 매각 시까지 채굴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그동안 금값은 꾸준히 상승했고 작년 2분기 회사 측은 광구의 가치가 6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6월 현재 금 시세로는 6600억원까지 상승했다.
그리고 한성엘컴텍은 AMG마이닝 지분을 매각했다. 매각 가격은 288억원. 그동안 한성엘컴텍이 출자한 금액은 148억이다. 여기에 장기대여금을 더할 경우 총 투자금액은 210억원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지분 매각 가격에는 장기대여금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한성엘컴텍은 약 4년간 210억원을 투자해 약 80억원의 투자 수익을 올리게 됐다. 지난 17일 한성엘컴텍의 주가는 3395원, 시가총액은 520억원으로 금광개발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2008년 코스닥 기업들은 앞 다투어 금광 개발에 뛰어들었고 현재 글로웍스 등 많은 회사들이 상장폐지를 당했다. 한성엘컴텍의 수익률이 40%에 달한다는 점이 긍정적이지만 그동안 보여줬던 장밋빛 전망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2009년 초 금광 개발 의혹을 해소하고자 열었던 투자 설명회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크게 두 가지 점을 지적했다. 가치가 높은 광구를 고작 100만 달러에 매각 했겠냐는 점과 보통 채굴 준비에 3~5년이 필요한데 2009년부터 채굴이 가능하냐는 것이었다. 4년이 지난 지금 당시 투자자들의 지적이 옳았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