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guin island - 1
까미귄은 민다나오섬에 속한 작은 섬으로 민다나오에서 20km도 안되는 거리에 있습니다. 그러나, 약 80km 거리의 Cagayan de oro city에서 페리를 타고 이 섬을 방문하거나, 혹은 세부에서 12시간 걸리는 밤배를 타고 갔다가 다시 밤배를 타고 돌아옵니다. 간혹 세부-까미귄간 비행기도 이용하지만, 겨우 10인승 밖에 되지 않는데다가 주 3회(수, 금, 일요일) 운항하기에 이용 가능 인원은 많지 않습니다.
세부까지는 직선거리로 150km가 채 안되고, 보홀섬 때문에 배가 돌아가는 것을 감안한다고 해도 200km 남짓의 거리 밖에 안되지만 페리가 워낙 낡아서 거의 기어가는 수준으로 움직이기에 12시간을 다 쓰고서야 간신히 도착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바다에 뛰어들어 수영해서 배꽁무니로 다시 올라 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그러나, 단점이 있다면 장점도 있는 법. 어차피 어디서든 잠은 자야할 것이니 880페소짜리 느려터진 배 위에서 산미겔 필센을 적당히 즐기다가 허름한 해변 코티지에서 잔다고 생각하면서 하룻밤 보내는 것도 그렇게 나쁜 체험은 아닌 것 같아요. 에어컨이 있는 tourist cabin은 1,000페소, 3층에 2인용 cabin도 2 ~ 3실이 있었는데 그 가격은 안물어봤기에 모릅니다.
또 하나의 장점은 바다에서 아침 일출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죠. 비행기에서의 일출이나 일몰은 참 싱거운데 배에서의 일출은 제대로 격식을 갖춰서 진행되더군요.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직접 보는 것보다 사진이 더 아름답습니다.
페리 3층에 있는 라운지(매점) - 밤에는 산미겔 필센, 아침에는 커피를 낭만있게 즐겼습니다.
페리 2층의 tourist cabin(1,000페소) - 에어컨이 있지만 우아함과는 거리가 있죠.
페리 2층에 있는 economic class(880페소). 저는 에어컨이 싫어서 이곳에서 잤습니다. 덕분에 일출을 자동적으로 감상할 수 있었죠.
맘바하오에 있는 Balbagon항구에 도착한 페리 보트입니다.
까미귄은 작은 섬에 속하지만, 그 역사만큼은 작지 않습니다. 그 증거 중 하나가 바로 맘바하오 피에스타(Mambajao Fiesta)입니다.
초딩들이 9월 9일 있을 행사의 예행연습을 하고 있네요.
이번 행사가 156회 행사랍니다. 까미귄섬에 있는 맘바하오시의 행사이지만 섬 전체가 축제를 준비하더군요.
이 섬의 단점부터 먼저 얘기하자면, 우선 63km의 둘레를 가진 섬을 통틀어 화이트 비치가 겨우 200m도 안됩니다. 뭐 더 될 수도 있겠지만 눈으로 확인한 것은 그 정도 밖에 없죠. 그것도 정부에서 운영하는 Giant Clam(1m 이상 자라는 커다란 조개) 양식장이 있는 곳에서 볼 수 있었고, 나머지 해변은 대부분 몽돌이 지천으로 깔린 해변이고 일부만 검은 모래 혹은 몽돌과 검은 모래가 어우러진 해변이어서 우리 눈을 즐겁게 자극해주는 백인미녀들의 팔등신을 감상할 곳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검은 모래로만 형성된 해변도 그리 많지가 않아 연인이나 젊은이들끼리 물놀이하기에는 많이 불편합니다.
파도에 몽돌이 부딪히는 소리를 즐겨보셨나요?
자이언트 조개 연구소 입구 해변. 외진 곳에 있다보니 외국인 여행객들은 이곳은 방문할 기회가 거의 없는 모양이고, 필리피노 젊은 아가씨들만 터질듯한 비키니를 입고 물놀이 하고 있더군요. 그 아가씨들은 저기 보이는 모퉁이를 돌아가면 나오는 조그만 백사장 부근에서 물놀이 하고 있네요 ㅎㅎㅎ
덕분에 섬 외부에 조금 있는 화이트비치(산호가루 백사장)에 대한 인기가 많더군요.
섬의 북서쪽에 있는 화이트 비치. Paras 리조트 앞바다에 있으며 배로 5분이내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그냥 자연스레 형성된 화이트 비치 외에는 아무 것도 없기에 그리 오래 머물 일은 없습니다.
위 화이트 비치를 산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
섬의 남동쪽에 있는 화이트 비치. 실제 섬이름은 Mantigue island지만, 까미귄섬에서 화이트 비치라고 얘기하면 필리피노들이 어디에 있는 화이트 비치냐고 물어봅니다. 즉, 북서쪽에 있는 화이트 비치냐 남동쪽의 만띠귀섬이냐를 묻는 것이죠.
까미귄섬의 장점을 열거하자면 워낙 많아서 한 번에 다 열거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다음 번에는 그 많은 장점 중에서 우선 카톨릭 유적부터 살펴볼까 합니다. 뭐 저야 기독교를 아주 싫어하는 사람이지만 필리핀의 근대 역사가 카톨릭의 역사이다보니...
참, 민다나오섬에 있는 General santos시 공항경비대에 근무하는 필리피노 동생이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통일교를 믿고 있더군요. 그런데 까미귄에서는 무신론자 필리피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마닐라 출신으로 NGO에서 활동하는 친군데 우리 나이로 50세이니 방향성을 상실한 것은 아닌 것 같던데, 카톨릭 모태신앙의 나라에서 별꼴이 다 있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