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사업과 맥쿼리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서 침대에 누워 나는 꼼수다 제29회를 들었습니다. 나꼼수를 듣다보니 주진우 기자가 민자SOC사업에 대하여 브리핑을 하던데, 제가 주워들은 지식이나 생각과 일부 다른 부분이 있었습니다.
뭐, 각종 민자 사업을 맥쿼리가 진행하여 정부보조금 등 많은 이익을 가져가고 있고, 그 수익 배분에 검은머리 외국인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저는 서울춘천간고속도로 민자사업을 지켜보면서 주진우 기자가 보는 시각과 다르게 민자SOC사업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뭐, 그쪽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얻어들은 일부 정보도 판단 기초로하였기에 정확하지 않은 부분도 있겠지만요.
우선, 민자SOC사업을 진행하려면 민간인이 필요 사업을 행정기관에 제기하여야 합니다.
이러이러한 부분으로인한 사회 불편이 너무 커서 민자SOC사업을 시행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건의하죠.
그러면, 행정기관은 형식적 절차를 거쳐 해당 사업 내용에 대한 공고를 내고, 그 공고에 나와있는 사업 내용에 대한 일종의 입찰이 진행됩니다. 주로 민자SOC사업을 진행하자고 처음으로 의견을 제시한 업체가 해당목적사업에 대한 시행권을 낙찰받습니다. 거가대교민자SOC사업만 발제자와 시행자가 형식적으로 다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뭐 일일이 조사한 것이 아니어서...
대부분의 경우에 민자SOC사업을 발의한 주체가 국내 굴지의 대기업 건설사컨소시엄이어서, 또 소요 금액이 대부분 조 단위를 넘어가고 수년 간의 장기투자에 해당되기에, 더 나아가 수익성 자체가 의문스럽기에 제3자가 끼어들 소지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시행자가 정해지고 나면 그때부터 꼼수가 시작되죠.
우선, 토지수용업무와 토지보상금은 거의 전액 국가가 다 부담합니다. 따라서, 실제 사업비는 확 줄어들게 되죠. 민자사업을 할 이유가 없어요. 어쨌거나 1군건설업체라 불리우는 대기업들 위주의 컨소시엄이기에 그 사업비도 지분별로 쪼개면 큰 금액이 안됩니다만, 시공비라는 현물출자형식이기에 당장 목돈이 들어갈 일도 없습니다.
둘째, 사업시행금액, 특히 공사 시공비가 통상적인 공사비보다 대폭 늘어납니다. 그것을 각 공구별로 참여 대기업들이 나눠갖고, 각 공구를 맡게 된 대기업 건설회사들은 원래 계획된 하도급비에 비해서 아주 많이 절감된 금액으로 공사를 발주합니다. 따라서, 현물출자시공비를 많이 줄일 수 있고, 그 부분은 이미 해당 참여건설사의 수익이 되는 거죠. 돈 안내고 수익부터 들어오는, 말하자면 도랑도 안치고 가재잡는 기적이 일어나는 거죠.
사업 시공비 총액은 항상 공사비에 지급이자를 더하는 개념이죠. 언제 얼마를 차입하여 공사비로 지급하고, 나중에 그 차입금에 대하여 이자를 얼마 지급해야 하고 등등요. 그런데, 저런 불로소득으로 잡힌 절감 공사비도 이자가 붙는군요. 물론 나중에 통행료나 혈세보조금으로 들어오겠지만요.
셋째, 각종 수치를 왜곡시켜서 예상 이용량을 극대화시킵니다. 즉, 예상 편익과 예상 수입을 엄청나게 올리는 것이죠. 당연히 사업을 해야할 이유가 되는 겁니다.
그리고 나면, 그 예상수입을 기준으로 사업계획이 수정되고, 행정기관에서는 그 내용을 기초로 해서 민자SOC사업에 대한 협약을 체결하죠.
막상 공사가 완료되고나면 당연히 실제 이용자가 예상 이용자보다 월등히 적습니다. 그러면 원래 사업계획에서 가정했던 예상 수입과 실제 수입의 차액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국민의 혈세로 보전해줍니다. 뭐, 민자SOC사업협약의 내용 자체가 그러니까요.
언론에서 자꾸 민자SOC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자 행정기관에서는 마지못해 법을 일부 바꾸죠. 계획 통행량의 85%가 넘어가야 손실을 보전해준다는 식으로요. 그래봤자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죠. 이미 대부분의 확정된 민자SOC사업은 해당사항이 없고, 적용되더라도 피해나갈 방법은 많으니까요.
자, 그러면 지금까지 발생한 수익을 정리해보면, 우선, 승인받은 총사업비와 실제 시행사에서 지급한 비용의 차이로 인한 숨겨진 수익이 있고,
그 숨겨진 수익에 대한 25년 정도의 이자수입이 있죠. 통행료 수입이든 손실보전금 명목으로 들어오겠죠.
거기에 부풀려진 통행량과 실제 통행량 차이로 인한 수익보전금이 발생하겠네요.
모든 사업이 그러하듯이 일반관리비와 이윤도 계상되어 있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매각차익이 발생합니다.
위 시행사업권을 제3자에게 매각하여 나오는 수익이죠. 미래에 발생할 최저보장수익의 총합을 목표이자율로 나눠 현재의 적정가격을 산정한 후에 일정 금액의 프리미엄을 얹어서 제3자에게 매각하는 것입니다. 컨소시엄사들은 그렇게해서 손을 털어버리는 것이죠.
맥쿼리는 이런 과정을 통해서 지분을 보유한 것입니다. 즉, 나꼼수에서 언급할 때의 뉘앙스처럼 처음부터 민자SOC사업에 투자한 것이 아닙니다. 땅집고 헤엄치기 식으로 정리가 다 되고난 다음에야 한 발을 담그는거죠. 국내 굴지의 대기업 시공사들이 먹어야 할 욕을 대신 먹어주고 있는 아주 착한 존재인 셈이죠.
하지만, 맥쿼리에게는 민자SOC사업 시행에 따른 위험 부담이 아예 없습니다. 즉, 불완전한 사업계획을 갖고 인허가문제로 고민할 필요도 없고, 불확실한 사업계획으로 투자자들을 쫒아다니며 투자 자금을 확보할 이유도 없으며, 토지 수용의 지체나 각종 민원으로 인한 공기 지연에 대한 우려도 없습니다. 확정된 최저수입으로 확정된 투자수익 이상이 발생하기에 매입자금 모집은 소문을 낼 필요도 없습니다. 위 시행컨소시엄에 참여한 대기업 건설사의 관계회사들이 맥퀄리가 지분매입하기 위해 모집하는 투자펀드에 들어오려고 줄을 선다고 하죠.
그러면, 그렇게 좋은 수익사업을 시행컨소시엄에서는 왜 매각할까요?
사업 주체가 바뀌면 나중에 시민단체에서 딴지 걸 일이 없잖아요. 승인받은 총사업비와 실제 지급금액의 차이를 분석해보자든지 혹은 예상 통행료 수입을 왜 그렇게 부풀렸나라든지 등등 각종 의혹을 조용히 덮어버리려고 소리소문없이 지분을 매각해버리는 거죠. 요것은 제가 추정해본 거에요. 뭐, 아니면 말고요.
맥쿼리는 그런 질문에 대해서 뭐라고 답할까요? 예, 맞습니다. "우리는 모른다"라고 답하겠죠.
겨우 이딴 글이나 쓰려고 법전을 뒤지거나 서울춘천간고속도로 소송기록을 열어보지 않았습니다만, 법률 용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언론에 드러난 사실이니까 "사이버수사대"님 또 다시 딴지 걸지 마셈.
참, 인천공항 매각건이 자꾸 문제가 되던데, 돈이 꼭 필요하면 장기채권을 발행하라고 하세요. 인천공항공사 명의로도 1 ~ 2조 정도의 저금리 장기채권이야 우습게 발행할 수 있을겁니다. 외국 자금을 좋아하면 외국에서, 싫다면 국내에서도요. 정 안되면 제가 주간사를 만들어 대행할 용의도 있습니다. 뭐, 공항 매각건 검토만으로도 맥쿼리에게 용역비를 50억씩이나 주고 발주했다던데, 제가 채권발행을 대행해준다면 그보다 더 줄 수 있겠죠?
국가가 부도나도 인천공항공사 수입은 안정적일테고, 현재의 낮은 이용료만으로도 이자지급에 충분한 수익이 발생하는데 장기채권을 발행 못할 이유가 어디있겠어요? 년 7%의 이자 지급조건으로 1조원을 빌린다해도 겨우 700억원만 지급하면 되는데, 4천억어치 지분 매각해서 배당금을 700억원 이상 지급하자고? 너네들 매국노가 아니라면서?
그런데, 이 엄동설한에 나라 걱정하는 마음으로 국가정책에 반대하는 국민들에게 물대포를 쏘는 사람과 자기 밥그릇 때문에 검경수사권 조정에 반발하는 사람이 같은 사람들이라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