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투자자들께...(찬티성 글입니다)
요즘 스쿠버 다이빙을 배우고 돕느라 투자에 신경을 끊을 수 있어 참 행복하네요. 막탄에서 다이빙도 배우고, 다이버 마스터 자격증도 갖게 됐고, 그래서 다이버샾이 바쁘면 필리피노 다이빙 강사들과 펀다이빙 등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1월 하순부터 스쿠버 다이빙과 카가얀데오로, 카미귄 등으로의 여행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다가 오늘까지 몇일간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팍스넷에 보니 몇분이 쪽지를 보내신 것이 있네요. 테라리소스 주가가 어느 정도 올라가자 향후 전망에 대한 제 의견을 물어오셨는데, 시골 촌구석에 사는 제가 아는 것이 뭐가 있겠습니까? 저는 올 5월까지는 무조건 홀딩하기로 하였으니 그냥 시간만 떼우고 있기 때문이죠.
오늘은 오전에 시간이 조금 남네요. 그래서, 대략 한시간 정도에 걸쳐 제 고민을 이곳에 남길까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장기투자자분들이 수익구간에 진입하였기에 아마도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죠.
먼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경찰이 피의자를 신문할 때는 모든 증거를 다 움켜쥐고 범죄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아닙니다. 조각조각 퍼즐과, 피의자 알리바이의 허구성 등으로 압박해들어가는 것이죠.
저는 작년에 제가 관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장기투자에 들어간다고 하였고, 관찰하고 분석한 내용을 이곳에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투자 후에 마음이 흔들리는 분들을 위해서 글을 남긴 것이지 투자를 권유하기 위함은 아니었고요.
언제나 그렇듯, 몇몇 분들은 테라리소스의 발표내용을 허구라며 도망가라고 단타로 대응하라고도 말씀하시지만, 현재까지는 테라 경영진이 특별히 거짓을 행하는 것은 없다고 보여집니다. 오히려 하나하나 입증해나가고 있는 상황이죠. 3월에 발표될 결산보고서에서 작년 매출액만 입증한다면 특별히 나쁠 것이 없는 회사죠.
지금까지 테라에서 발표한 제반 뉴스가 사실이라고 가정한다면, 현재의 상황에서 제게 두가지 고민이 있습니다. "언제까지 보유할 것이며, 얼마를 목표가로 할 것인가?"이죠.
제가 여러차례에 걸쳐서 테라의 사업내용은 믿을만 하지만, 조직구성원 중에 사업마인드가 있는 사람이 안보인다고 하였습니다. 그로 인하여 사업화가 늦어지고 사업내용이 주가에 반영되기 힘들고 수익실현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죠.
모두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정상적으로 사업을 배우지 못하고 자수성가한 사람은 쉽게 마음을 바꾸고, 그것이 잘못인지 모르기에 저녁에 지시한 것을 다음날 아침에 엎어버리는 언행을 자주하곤 합니다.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이 강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예측불가능한 언행으로 함께 일하는 사람은 아주 힘들죠.
여러 방향에서 입수된 정보에 의하면 시노팩은 투자할 준비가 다되어 있다고 들은 것이 거의 반년 전 이야기이고, 그 당시에 제가 시노팩과의 투자협상이 불필요하지만 꼭 해야한다면 겨울이 오기 전에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진행하여야 한다고 언급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테라는 올 초에야 시설비 송금으로 독자적으로 치고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시노팩과의 고리는 여전히 살아있는 듯이 언론 플레이를 하였습니다.
그 이후의 행위는 더 이상합니다.
첫째는 37억원 규모의 원유판매계약건이고, 둘째는 예당의 자원개발 현지법인설립 건이죠.
만약에 시노팩으로부터의 투자제의를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아주 짧은 시간내에 대량생산이 가능할 것이고, 현재 투자협상이 진행 중이라면 37억원어치 원유판매에 대한 시노팩의 양해가 필요했을텐데, 자원의 진공청소기 중국에서 그런 행위에 동의할 가능성은 없어 보이니까요.
뭐, 저 개인적으로는 시노팩의 헐값 투자를 반대합니다. 단, 빈카유전에 대한 빠른 사업화가 전제조건이지만, 제가 누차 지적했듯이 인적구성이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현상황에서는 조금 어렵겠죠?
예전에 발표된 기사나 주총 뒷담화를 들어보면 변회장이 테라리소스를 자원개발전문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적이 몇번 있습니다. 그런데, 예당을 통하여 자원개발 현지법인을 설립하겠다고 어제 발표한 것은 변회장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만드네요.
지금까지 사업을 질질 끌어오고 있는 것도 의문이지만, 현지법인 설립과 관련된 태도변화도 눈여겨볼만한 사항이죠.
정주영회장이 일일이 실무에 간섭할 수는 없었죠. 그 많은 계열사의 구체적인 실무에 간섭하느니 전문경영인을 관리하는 것이 더 편리하고 효율적이니까요. 그래서, 더 크게 먹을 수도 있었고요.
그러나 변회장은 아직 실무를 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조직 자체가 작기도 하려니와 사업내용 자체가 오너 개인의 능력에 좌우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아요.
변회장이 더 성장하려면 인적보강이 최우선이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야합니다. 즉, 기업을 예측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죠. 현재 변회장이 하고 있는 실무자 업무는 실무자에게 넘겨주고, 본인은 사장이나 회장업무를 맡아야 회사 방향이 예측가능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주주들이 테라게시판에 와서 스트레스 풀 일이 없겠죠. 테라에서 벌어들인 수익금으로 술마시고 다른 곳에 가서 오바이트해야할텐데 지금은 거꾸로 하고 있으니 이곳 게시판이 지저분하죠 ㅎㅎ
그러면, 제가 고민하고 있는 것에 대한 답이 나왔죠?
우선 언제까지 보유하고 있을 것인가?에 대한 답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왜냐? 경영진이 예측불가능하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노팩과 결별하되 사업화의 속도만 낼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좋은 희소식이 될테지만, 시노팩과 동업을 할거면서도 이렇게 시간을 끌었다면 정말로 경영진의 자질이 의심스럽거나 그들만의 꼼수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겠죠. 따라서, 일단 추이를 지켜봐야 합니다.
얼마를 목표단가로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모르겠다는 것이 맞죠. 이 또한 시노팩과의 관계와 현지법인 설립을 지켜보면서 다시 한번 분석해야겠죠.
결국 주주로서 우리의 권익을 보호하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우리가 행할 수 있는 것은 감시와 견제입니다. 경영진이 예측가능한 범위 내에서 움직이고 투명하게 활동해야 하는데, 개미들이 워낙 많다보니 그것이 쉽지 않죠.
쉽지 않더라도 행해야 합니다. 변회장이 과거 약속을 지켜서 테라리소스가 현지 자원개발을 도맡아 할 수 있게끔 만들어 나가야 하고, 무슨 꼼수로 사업화를 자꾸 지연시키는지도 알아내어 빠른 사업화를 독려해야 합니다.
만약에 경영진에게 아무런 꼼수가 없다면, 인적자원을 보강해야겠죠. 자원개발사업의 시작은 한 개인의 연줄로 가능했겠지만, 개발된 자원의 사업화는 조직의 역량, 특히 사업화 마인드와 경험이 있는 사람이 진행해야 합니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 주주 여러분들이 해야할 것은 다들 잘 아시겠죠?
제 주절거림이 장기투자자에게 약간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전기료와 전화료 내고 이발도 하고, 내일부터는 다시 다이빙하러 갈 예정입니다.
장기투자자 여러분들도 너무 오래 시세판 들여다보지 마시고, 여가활동 좀 많이 하세요.
참, 좋은 정보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촌구석에 있다보니...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