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관련

동시순차적과 쪼개진 삶

호린(JORRIN) 2012. 4. 6. 12:16

어제는 술에서 덜 깨어나 졸리운 눈을 억지로 치켜뜨고 영문 해석하느라고 님의 질문 요지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집으로"에 나와 있는 관련 내용을 간추려 보겠습니다. 이 내용이 님께서 이해하기 힘든 부분에 대한 설명이라고 생각되지만, 자신은 없습니다.

 

 

 

 

여기에 사과가 있습니다. 그것을 "시간"이라고 부르고, 그 내부를 "공간"이라고 부릅니다.

 

 

나는 이 사과의 한 구성입자로서 그 표면에서 내부 핵까지 여행하는 존재입니다.

즉, 벌레가 되어 사과를 파먹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이 사과를 구성하는 한 미립자로서 사과의 표면으로부터 내부 핵까지 자유롭게 돌아다니다 핵(육신의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단일체를 구성하는 동일한 성분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라는 이 사과는 내부에 공간을 품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표면의 어느 한 점으로부터 내부의 핵으로 나아가는 여정을 순차적으로 체험하고 있는 것이지만, 이미 시간과 공간은 동시적으로 존재합니다. 이미 완성된 모습이라는 것이고, "존재하는 유일한 순간"이라는 거죠. 그래서, 책에서는 동시순차적이라는 용어를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느 한 점에서 시작하여 핵으로 도달하는 것을 하나의 "생애"라고 표현한다면, 우리는 육체적 죽음과 영적인 자기 점검을 거친 후에 자신의 선택에 의해 다시 "생애"를 시작합니다.

 

 

그 생애는 사과 표면의 다른 지점에서 시작할 수도 있고, 여러 지점에서 동시에 진행할 수도 있고, 이전에 출발했던 지점에서 다시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 지점에서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우리가 여러 개의 전생과 현생과 후생을 동시에 살아갈 수 있다는 의미이고, 이는 신나이 3권쯤에도 나오는 내용입니다. 이것을 달리 표현하자면, "자신을 쪼개어 여러가지 다른 방향에서 단일체를 통과할 수 있다"라고 표현할 수 있겠죠.

 

 

이전에 출발했던 지점에서 다시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구불구불한 다른 경로(삶)를 선택할 수도 있고, 동일한 경로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동일한 경로를 선택한 경우에도 우리는 해당 통로에 칠해진 벽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디냐에 따라 전혀 낮선 길을 걸어가는 느낌으로 살 수도 있고,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간혹 눈에 익은 부분이 보이기도 합니다. 기시감(deja vu)이라는 것이죠.

 

 

이미 지나갔던 길을 다시 지나갈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는 과거와 미래가 구분되지 않고 오로지 현재만이 존재한다는 의미죠. 이미 완성되어 있는 사과를 전체로 볼 수 있다면 오로지 현재만이 존재합니다. 물리적 육체를 기반으로 생각하는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죠. 왜냐하면 절대성을 이해하기 힘드니까요. 항상 상대성에 따른 시간의 흐름만을 이해하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죠.

 

 

우리는 시공간연속체의 회랑을 통과하며 바라보는 벽화를 통해 내 위치를 가름하는, 즉 순차적이라고 혹은 연속적이라고 할 수 있는 삶을 체험하고 있습니다.

 

 

어느 한 통로를 지나가다가 본인이 원하면 순간적으로 다른 통로를 살아가는 다른 차원의 삶으로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영매들이 이 과정을 도와줄 수도 있고요.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우리가 영적인 존재이기 때문이죠. 즉, 상대성인 물리적 현실에서 사용하는 육체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라는 거죠. 절대성인 영혼은 이런 상대성의 제약조건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매들은 우리의 전생과 후생을 자유자재로 들락거리며 우리에 대한 어느 단면들을 힐긋거린 후에 우리에게 복채만큼의 조언을 건네줍니다.

 

 

그네들이 모르고 있는 것은, 우리는 각각 하나의 전생과 후생만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적어도 수백개의 전생이라고 불리울 수 있는 삶과 수백이나 수천으로 헤아려질 수 있는 현생과 후생들을 동시순차적인 시공간연속체속에서 향유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그네들의 점괘는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는 것이죠. 우리는 의식이 움직이는 대로 동일한 회랑에서 다른 곳을 볼 수도 있고, 다른 회랑으로 옮아갈 수도 있고, 쪼개진 다른 삶을 선택하여 내 미래를 바꿀 수도 있으니까요.

 

 

 

 

뭐, 제가 횡설수설하는 내용을 이해할 수 없다면 너무 자학하지 마십시오. 저도 제가 횡설수설한 것이 잘 이해되지 않으니까요. ㅎㅎㅎ

 

 

그래도, 이렇게 서로 도우며 이해의 폭을 넓히려는 시도를 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이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든든하게 해주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