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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지록위마

호린(JORRIN) 2019. 10. 26. 11:35

지록위마(鹿) - '사슴'을 가르키며 '말'이라고 우긴다.


두어 달 동안 조국사태와 관련된 검찰과 언론의 행태를 보면, 그 만행을 표시할 단어로 '지록위마'보다 더 적절한 것은 없었다.


정경심은 A라는 사모펀드에 14억원을 투자하여 사기를 당했는데, 떡검은 정경심이 수백 억원의 투자금이 운용되던 B라는 펀드와 C라는 펀드의 실소유주, 더 나아가 A, B, C펀드 모두를 운영하던 투자운영사(코링크PE)의 실질적인 주인이라고 우기고, 언론은 드러난 사실은 무시한 채 색검이 던져주는 먹이를 받아먹으면서 중계방송만 하고 있었다. 가히 지록위마가 아닐 수 없다.


정경심이 투자한 돈은 어디로 흘러갔는가? 조범동의 호주머니로 들어가지 않았는가?

정경심이 투자한 돈의 투자수익은 어떻게 되었는가? 현재 전액 손실로 드러나지 않았는가?

그런데 B편드에 2 ~ 300억원대의 전환사채를 투자해서 막대한 수익을 노리던 다른 투자자들은 왜 바지저고리가 되고, A펀드에 투자한 정경심이 B펀드와 C펀드의 실질적인 수익자 및 운용자로 지목된 것인가? 기레기들은 떡검의 논리에서 그 어떤 헛점도 발견할 수 없었는가?


조범동이 정경심 남매의 돈을 빌려 코링크PE에 투자하고, 이후에 B펀드에서 횡령한 돈으로 원리금을 상환한 것을 어떻게 조범동이 정경심의 지시에 따라 투자하고 횡령한 범죄로 볼 수 있는가?


조범동이 빼돌려서 명동사채시장에서 돈세탁한 10억원이 익성으로 가지 않았다면, 그 돈의 행선지는 어디인가? 만약에 정경심에게로 가지 않았다면, 그 돈을 실제로 수익한 자가 코링크PE의 실소유주 아니겠는가?


그런데도 색검은 앞뒤를 다 자르고 무조건 정경심이 수익자이고, 실소유주라고 우기고 있고, 기레기들은 여기에 부화뇌동하고 있다.

심지어 그 둘은 사슴에게서 뿔을 잘라내고, 그 몸통에 물감을 칠해 전설적인 투자의 명마로 만들어 내고 있다. 더블유에프엠을 한번 봐라. 100억원대 전환사채가 몇 건이나 있는지. 그런 쟁쟁한 투자자들은 떡고물을 먹으려 달려들었고, 10원도 투자하지 않은 정경심은 떡을 챙기는 사람이었다고? 한마디로 "퍽 유"다.


표창장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고려대 재학생이 서울대대학원이나 인서울 대학원을 가기 위해서 산골짜기의 다 망해가는 대학교에서의 봉사활동이라는 스팩이 필요할까? 흔히 말하는 듣보잡 지방 대학에서의 표창장이 과연 얼마만큼의 가산점을 부여할 수 있을까?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의 대학원 입학사정에서 봉사활동 표창장은 아무런 가산점이 없다는 것이다. 부산대 의전원은 제외하고.


인서울, 그것도 고려대 출신이 지방대를 노리고 두메산골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였다? 그것도 몇 년 후에 인서울에서 실패하면 사용하려고 보험금 삼아서 만들었다고? 개가 웃을 일이다.


대부분의 큰 조직에서는 년간단위로 사업계획을 수립하여 최고의사결정권자의 허가를 받아 조직을 운영한다. 국가도 그렇고, 대기업도 그렇고, 대학도 마찬가지이며, 각 학과도 마찬가지다.


대학교의 어느 학과의 예를 들면, 우선 연간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단과대학장의 결재를 거친 후에 총장의 결재를 받아 이를 그 이듬 해에 실행한다. 기본계획에는 각각의 기본적인 활동내역과 개략적인 예산 산출액이 포함된다. 공금이 10원이라도 들어가는 행위는 모두 최고의사결정권자의 승인을 받아야만 한다. 그것이 공간점유를 통한 전기나 수도의 사용이든, 인건비 지급대상인 교직원의 활용이든...


그 이듬 해에 막상 세부계획을 실행할 경우에는 개별 실행계획서를 작성하여 다시 학과장의 전결이나 단과대학장의 전결로 해당 계획을 승인한 후에 해당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만약에 실행예산이 기본 계획에서 설정한 예산의 범위를 넘어설 경우에는 그 실행계획에 대하여 최고의사결정권자(총장)의 승인을 다시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쨋든 실행계획이 확정되면 그 이후의 행위는 실무자의 몫이다.


계획했던 행사를 실재로 진행하고, 그리고 그 행사의 진행결과를 점검하고 보고한 후에 이를 차기 사업계획에 반영하는 것이 실무자의 역할이다.

무엇을 구매하든, 무슨 활동을 하든 그것이 실행계획의 예상 활동에서 벗어나지 않고, 실행예산의 범위 내에 있으면, 실무자의 책임으로 관련되는 모든 일을 진행하는 것이 모든 조직에서의 활동방식이다. 대학교든 정부조직이든 대기업이든 모든 조직이 그런 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그런 방식으로 실무자에게 정당성을 부여한다.


그래서 상장이나 표창장을 발행해야 할 때에도 실무자가 총무부서에서 해당 양식을 가져와서 세부내용을 해당 용지에 출력한 후에 실행계획서 복사본을 첨부하여 총무부서로 다시 가져간다. 대부분의 경우에 총무부서에서는 직인보관통과 직인날인대장을 특정 책상 위에 올려둔 채, 담당자가 바쁘다는 핑계로 실행계획을 확인하지도 않고 그냥 직인을 찍어가라고 한다. 그러면 실무자는 직인날인대장에 관련 내용을 기재(그것도 수상 대표자 1명 정도의 성명과 그 외 몇 명이라는 숫자만 적는다)하고 필요한만큼의 직인을 날인한 후에 부서로 돌아와서 그 상장이나 표창장을 당사자들에게 나눠주면 그만이다. 어떤 거창한 수여식이나 식후 행사를 상상하면 곤란하다. 그냥 나눠주고 끝이다.


상장이나 표창장을 매번 총장이 나눠준다고? 골프나 술접대 로비를 주고받느라 바쁜 총장이 어느 세월에 그 많은 시상식 행사에 참석하여 일일이 치하하고 격려하며 시간을 낭비하겠는가? 아예 모든 행사의 개막식에도 다 참석하라고 그러는 것이 낫지 않을까?


최고의사결정권자가 알고 있는 유일한 것은 년간 사업계획에 자신이 승인했다는 것뿐이다. 대학이라면 어느 단과대학이든, 어느 학과든, 총장은 자신에게 승인받은 계획에 의해서 해당 조직이 움직인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런 사고에 바탕하여 모든 책임과 영광을 혼자서 감당하는 것이다.


이제 정경심의 경우를 따져보자.

표창장이 필요했다면, 상장 및 표창장 수여자 명단에 그냥 딸의 이름을 올리기만 하면 된다. 자신이 실행계획의 전결권자다. 설령 자신이 전결권자가 아니고 단과대학장의 전결이라고 하더라도, 단과대학장은 수상자의 이름이나 활동내역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는다. 그저 수상 사유나 최고점수 정도를 힐끗 쳐다보고 싸인할 것이다. 수상자에 몇 사람 더 집어넣는다고 문제될 것도 아니기에, 필요하다면 자신이 몇 사람 더 집어넣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이미 대상자로 선정된 사람을 탈락시킬 필요가 없다. 돈 드는 것도 아니고, 그냥 생색내는 것이기에.


그런데 떡검은 정경심이 표창장을 위조했다고 한다. 전혀 생각지도 않던 지방대 대학원 입학사정에서나 사용할지도 모르는 용도로 몇 년 후에 사용하기 위하여.

그냥 표창장에 세부내용을 인쇄한 후에 총무부서에 가서 도장만 찍어오면 될 일을 구태여 위조전문가를 수배하고 비싼 비용을 치러야 하는 어려운 길을 돌고돌아 위조까지 했다고 한다. 사후 비밀유지에 들어갈 돈도 만만찮을 것이다. 집에서 개를 키우고 있다면, 입마개를 단단히 동여매어야 할 일이다. 개가 웃을 일이니까.


이렇게 떡검이 사슴을 가르키며 말이라고 코메디를 하니까, 기레기들은 그 말을 천리마로 둔갑시켰다. 환상의 복식조다. 에라이...


이제 색검은 조국을 향해서 또 다른 코메디를 준비하고 있다.

조국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내가 조국이라면 나는 떡검 앞에서 묵비권을 행사하겠다. 구속영장심사가 있다면 무변론을 선택하겠다. 그러고 나서 무사히 돌아오겠다.


정말로 몸을 바쳐서 검찰의 민낯을 온 국민들에게 보여줘서, 그들이 권력이나 떡값이나 여자의 나체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조직으로 새로 태어나게 하는 불씨가 되어 보겠다.

물론, 조국에게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나는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겠다.


조국의 고등학교 동기인 박종철은 죽음을 통해 우리나라에 민주화를 가져왔다. 우리 모두가 그 어린 영혼에게 빚을 지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군사독재에 부역하던 검찰이 그 민주화의 떡고물과 떡 모두를 영위하고 있다.


부탁건데, 조국은 굴욕스럽더라도 또 한 명의 박종철이 되어 이 나라의 검찰을 더 높은 단계로 승화시켜주기를 바란다.

그 이후에는 사법 정의의 실현으로 이끌 또 다른 박종철과 조국이 나타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우리가 이웃한 일본이나 중국과 다른 점이 100년 후를 내다볼 수 있는 국민의 안목이며, 우리 모두가 하나라는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고 있는 국민의 역량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그런 날이 다가오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