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투자

[팍스넷 게시글] 아듀 2011년

호린(JORRIN) 2011. 12. 30. 12:55

일본 쓰나미 때문에 주식시장이 많이 출렁거리고, 그래서 도피 삼아 원래 계획보다 몇달 일찍 테라리소스에 발을 담궜더니, 저로서는 고민기간도 그만큼 많아져서 올 한해를 심심치않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내년 5월까지는 지켜보다가 그 이후에 계속보유냐 매도냐를 결정하기로 한 제 계획은 변함이 없으니까 보유결심 그 자체는 흔들리지 않지만, 몰빵으로 인하여 주가변동에 관심을 많이 갖는 만큼 인내하기가 참 힘들다는 것을 절감한 한해였습니다. 일부러 모니터를 안보려고 여행도 다니고, 바깥출입도 많이 하고, 집안청소도 하고, 영어공부도 하려고 하였지만 도박과 유사한 것을 끊는다는 것이 참 힘드네요.


그래서, 오히려 반대로 모니터 앞에 죽치고 앉아서 보유주식의 일부분으로 장난질을 하여 단타재미도 조금씩 볼 때가 몇번 있었지만, 그렇게 자랑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협지에 나오는 무술의 고수가 아닌 다음에야 내게 아무런 상처도 없이 모든 적을 다 물리칠 수 있겠어요? 아니, 무술의 고수라 하더라도 기연을 얻어 고수가 되기 전까지는 매일같이 터지고, 베이고, 숨이 반쯤 넘어가는 그런 장면이 많이 나오죠. 뭐, 역경극복을 통한 성공이 어쩌고저쩌고할 때의 뻔한 스토리지만요. 그래서, 적의 머리를 베기 위해 내 팔을 내어준 올 한해였다고 저는 위안하려고 합니다.



연말을 맞이하여 테라리소스에서 내놓은 몇몇 기사거리와 예당이 보유지분을 처분한 행위 등을 가만히 분석해보면 몇가지 판단이 가능하겠죠. 뭐, 대부분의 주주님들이 다 생각하고 계시겠지만, 신년을 맞이하는 기념으로 제가 한번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제가 빠트린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추가해주시고요.



첫째, 만약에 시노펙과의 진행상황이 낙관적이라면, 예당이 보유하고 있는 테라리소스지분을 담보로 대출받아 지분변동 없이 가는 방법도 있는데 왜?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결국 예당의 상폐를 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투자자산(테라리소스 지분)을 매각하여 영업이익을 흑자로 돌리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겠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단 예당부터 살아야겠죠. 당일 주가폭락으로 개미들이야 손해를 입었지만, 장기보유자에게는 큰 의미가 없을테니 뭐 어쩌겠어요, 힘없는 우리같은 개미들이 참아야죠.


제가 수차례에 걸쳐 테라의 인적구성에서 사업화 마인드를 갖고 있는 사람이 안보여서 투자로 재미를 보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고 언급했듯이 이런 결과의 책임은 경영진들과, 그런 경영진을 용인하고 있는 우리 주주 모두에게 있는 것이니까 그 결과도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예당이 모회사로서 안정적인 지분을 보유하지 못한다면 우리 개미들도 상당히 불안하지만, 처분한 보유지분을 다시 확보하거나 더 늘이거나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은 변회장 부부가 하도록 내버려 두도록 하죠. 우리야 쬐~~끔 먹으려고 안달이지만 저네들은 생각하는 단위가 우리와 아주 다를테니까요.


단지, 하필이면 왜 1,200만주나 팔았을까하는 의문이 드는데, 3차방정식은 당사자들에게 맞겨야겠죠.



둘째로, 60억원 차입에 대한 부분인데, 제가 그동안 수집한 첩보에 의하면 시노펙의 투자는 양측이 진작에 합의하였다고 알려져있고, 자원확보에 몸이 달은 시노펙도 만만디전술을 펼친 것 같지는 않은데, 왜 테라리소스가 시노펙의 공돈을 쓰지 않고 생돈을 빌려서까지 시설투자에 직접 나서야 했을까요?


뭐, 좋은 쪽과 나쁜 쪽의 두가지 해석이 있겠습니다.


우선 좋은 쪽은, 첩보에 의하면, 시노펙이 제시한 금액은 이곳 몇몇 회원님들이 안달내는 그런 액수보다 상당히 높은 금액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저 개인적으로도 그 금액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변회장만 욕심이 가득한 것이 아니라 저도 상폐가 되면 됐지 한번 크게 가보자는 욕심이 있기 때문이죠. "모 아니면 도"라는 심정이죠. 따라서, 변회장이 "너희가 이 조건으로 올테면 와라"라는 배짱으로 시노펙과의 협상조건을 바꾼다거나 융통성을 보여주지 않기에 늦어지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죠.


그런 쪽으로 해석한다면, 뜬금없이 유전의 가치를 1조 3천억이라고 발표한 뉴스는 예당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다시 회수하기 용이하게끔 하기 위한 꼼수로 볼 수 있습니다. 즉, '70%의 지분에 해당하는 9,100억원이 테라리소스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주가총액이다'라고 해석하기보다는, '마음 졸이며 각종 위험을 인내해봤자 결국 주가는 3,700원을 넘어갈 수 없다'라는 해석으로 주가상승을 억누르는 역할이 더 강할테니까요. 원래 비관적인 뉴스는 반대목적이 강하고, 낙관적인 뉴스는 현재 회사가 어렵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물론, 그런 생각없이 예당의 지분처분에 대한 보상거리로 뉴스를 발표했을 수도 있습니다.


60억원에 대해 나쁜 쪽으로 해석하자면, 시노펙이 빈카사 유전을 아무런 매력이 없다고 판단했다거나 혹은 테라리소스를 갖고 흔들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데, 이것은 아무래도 주주들 입에서 경영진의 무능에 대한 비난이 터져 나오게 하는 분석이죠.


수개월전에 채유장비공급계약에 관한 기사가 떴을 때 저는 그것이 시노펙을 압박하는 수단이라고 해석을 하면서, 꼭 압박의 수단으로만 활용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투자유치와 병행해서 진행했으면 한다고 표현했었는데, 이제와서 60억원을 시설에 투자하겠다는 것은 경영진이 시노펙과의 밀월분위기에만 너무 취해서 결국 몇개월을 허송한 결과를 만들어 냈다고 분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죠.


시노펙과 몇천억원의 투자 및 지분매각협의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장비업체와의 계약해지로 몇십억 날리는 것은 큰 돈이 아니기에, 그 당시에 겨울철 생산을 위하여 한달 정도만 기다려보고 투자협상이 완료되지 않는다면 시노펙은 제쳐두고 자체적으로 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더 크고 더 빠른 협상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은 테라리소스에 관심을 갖고 있는 누구나가 다 생각할 수 있었던 것임에도 경영진들만 몰라서 대처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네들이 무능하였기 때문이죠. 저것들을 모조리 다 잘라버릴 수도 없고 ㅎㅎㅎ



셋째로, 만약에 위에서 판단한 것처럼 시노펙으로부터의 투자유치가 실패하면 어떻게 하는가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겠죠. 물론, 현재까지의 국제상황이나 시노펙의 움직임으로 보면 가능성이 아주 적은 것으로 판단되지만요.


그러나,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게다가 주주들의 소중한 재산을 위임받아 관리하는 경영진으로서는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지 않을 수가 없겠죠. 사업은 반드시 이중, 삼중의 대비책을 만들어 둬야만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할 것은 인적보강입니다. 개발사업에서 인허가까지 필요한 것은 행정에 능통한 사람과 얼굴마담만 있으면 가능하지만, 사업화를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사업적 마인드가 갖춰진 사람이 필요합니다.


빈카사 유전이 현재까지 공표된 내용만큼 좋은 것이라면, 돈 없이도 채유장비를 외상으로 설치해주겠다는 곳은 흔해 빠졌을 것입니다. 이자쳐서 발주단가를 조금만 더 올려줘도 될 성질이니까요.


본격적인 생산의 안정화와 안정적인 판매망을 연결하는 총체적인 회사운영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할 수 있는 그런 전문 경영진을 영입해야할 시점에서, '내가 이만큼 일궈놨으니까 내가 모든 것을 더 잘할 수 있어'라는 식으로 계속 고집을 부린다면 결국 지금까지와 마찮가지로 주주들의 소중한 재산과 시간을 낭비하고 마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회사를 유전개발업체에서 본격적인 석유생산업체로 탈바꿈시키는 것은 전문 경영인이 담당하고, 자금조달이나 투자유치와 신규사업개발은 기존의 경영진이 담당하는 2원체제로 운영함이 옳다고 판단합니다. 게다가, 그런 전문경영인도 현장에 적응하고 조직의 힘을 만들어 내는 데는 몇개월의 시간이 필요할테고, 또 차기사업에도 그 역량을 활용할 수가 있을테니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죠.



지난 한해동안 주주들로부터, 아니 심지어 현재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하는 사람들로부터도 많은 비난을 받은 변회장부부는 아주 오래오래 잘 사실거에요. 그러나, 그 동안 받았던 혹독한 비난을 덕담으로 생각하시어 새해에는 보다 원숙한 사업가로서 주주의 이익을 최대한으로 실현시켜 줄 수 있고 국가에 큰 도움이 되는 자원개발전문가로 거듭나시길 바랍니다.


우리 테라리소스 주주가 할 것은 뭐가 있겠어요? 주주 여러분은 힐책을 하든 칭찬을 하든 하여튼 뭐가 됐든 우리 주주가 표현할 수 있는 테라리소스에 대한 애증은 최대한 표현하면서도 회사가 잘되어 우리도 이익을 최대한 얻어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그것을 조직적으로 경영진에게 압박함으로써 테라리소스가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길로 나아갈 수 있게끔 유도하여 2012년에는 우리 모두가 대박 맞길 기원합니다.



테라리소스 주주 여러분, 회사 경영진 및 관계자 여러분, 모두 올 한해 마음고생 많았고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내년은 우리 다 같이 풍성함을 누릴 수 있는 결실의 한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보홀의 부속섬인 팡라오섬의 산위에 있는 보홀비치클럽 리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