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필리핀에서의 삶 31

한 해를 돌아보며...

※지난 29일 세부시 어느 성당에서 열린 어느 종합대학교 상과대학장의 늦깍이 결혼식에 참석하여 촬영한 사진을 몇 장 올립니다. 이곳의 인터넷이 느린 연유로 사이즈를 확 줄였고, 성당이 크다보니 조금 멀리서 잡았기에 그렇게 화질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이곳은 카톨릭 국가이다 보니 결혼식도 미사와 동일하게 치뤄지더군요. 화면보다는 낭독하고 노래하는 음향이 더 장엄했는데 그것은 전해드릴 수가 없네요. 1시간이 넘게 걸린 결혼식 이후에 인근 컨벤션센터에서 뷔페식으로 식사하며 뒷풀이하는 모습은 음식만 다르지 우리나라와 별반 다를게 없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운동 준비한다고 부엌으로 내려갔습니다. 커피를 마시고 운동하면 혈액 내의 지방이 빨리 연소된다기에 블랙 커피를 타고, 독한 약을 먹기 위해서 위장 보호용 바나..

오겹살이 이겹살 됐어요

오늘은 밥이 참 맛있네요. 제가 점심 때 밥을 지었는데 햇반보다 몇 배는 맛이 좋습니다 ㅎㅎ 아침에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하는 비를 맞으며 한 시간 동안 마실 한 바퀴 돌고 난 얼마 후부터 지금까지 비가 줄기차게 내려서, 저녁 운동도 못하고 안마 받으러도 못 가겠기에 기분이 별로였는데, 저녁을 맛있게 먹고나니 기분이 확 풀리네요. 여기와서 싸구려 전기밥솥을 하나 산다고 돌아다니며 보니까 뚜껑이 전부 다 전골냄비 뚜껑 같은 형식이어서 김 빠져나가는 구멍이 하나씩 있더군요. 구멍 없는 것을 찾아 몇 군데 둘러보다 포기하고 그냥 사서 쓰면서 처음에는 이쑤시개를 꺽어서 구멍을 막고 5 ~ 7인분씩 밥을 해먹다가 우연히 그냥 해보니 뭐 조금 설익은 맛이 나도 그냥저냥 먹을만하더군요. 그래서 지금껏 그렇게 밥을 지어..

수녀들과의 밤...

어제 저녁에 수녀원을 방문했습니다. 수녀원 내 성당에서 천상에서 들려오는듯한 수녀들의 노랫가락이 섞인 미사를 지켜보다가 그 경견함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죠. 수녀들만의 미사인데다가 30여명의 목소리를 다 합쳐봤자 제 목소리보다 더 작게 들리는 애잔함 때문에 아무런 반주도 없이 리듬 섞인듯 읊어대는 기도문이 참 거룩게도, 신성하게도 느껴졌죠. 그러다가 마지막에 미사를 집전하던 수녀가 제단 비슷한 곳의 보관함을 열어 등불을 집어넣고 몇몇 남아있던 수녀들이 모두 바닥에 업드려 최고의 경배를 드리는 장면은 너무나 순결하고 거룩하게 느껴져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종교적인 용어나 의미는 모르지만 그네들이 찾고자하는 평화의 근원, 그 절대자에 대한 최고의 찬사, 생의 모든 것을 자기 자신의 믿음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