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다른 아이디로 다른 블로그에 올렸던 글입니다. 아이디와 블로그를 새로 만들다보니 예전 글을 이쪽으로 옮기고 그 쪽 블로그를 폐쇄할까하고 생각하는 중입니다.
저출산의 이유가 비싼 사교육비 때문이라는 전문가분들의 고상한 분석내용을 보고는 헛웃음이 나왔다.
아이들이 입시지옥에 시달리는 게 너무나 보기 싫다는 사람들, 그것을 핑계삼아 아예 이민가는 사람들, 심지어 사교육을 탓하면서도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목표로 자식을 미국유학 보내는 사람 등 우리 주위에는 무분별한 사교육을 욕하면서도 사교육에 끌려가거나 아니면 질 높은 사교육을 선도하는 사람들이 많다.
마치 골초가 전매공사를 욕하고, 정부의 금연정책을 비판하고, 수입담배의 질을 격찬하는 것과 비슷하게 보인다.
처음 아이를 낳았을 때 집사람에게 당부를 하였다. 앞으로는 무엇을 해도 먹고 살 수 있으므로 아이에게 인간의 기초소양 외에는 특별히 공부를 강요하지 말라고...
예전에 우리가 자랄 때에는 자식들이 운동선수도 못되게 하고, 미술가나 음악가도 못되게 부모들이 강요하였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어느 정도 먹고 살게되자 야구, 축구, 골프 등의 프로선수가 대학교수보다 금전적으로나 유명도에서 더 우세하게 되었고, 연예인이 아이들 우상이 된지도 이미 오래다.
중학교(?)를 중퇴한 서태지처럼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빠져 살아도 인생이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도 있다.
이제 우리나라는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이 되었다!
그런데도 과거 6 ~ 70년대의 교육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바로 사교육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인 것이다.
예전에 우리나라가 못먹고 못살 때에는 국가의 에너지를 한곳에 압축시킬 필요가 있었다.
마치 국가대표선수를 선발하듯이, 전국의 영재를 뽑아 원조기금으로 유학을 보내 국가의 앞날을 도모해야만 했던 시절이 있었다.
중학교부터 입학시험을 거쳐야 했고, 서울대에 합격하면 동네어귀에 현수막이 걸리곤 했다. 마치 장미빛 인생이 보장된 것처럼...
그러나 이젠 다르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부모가 맘만 먹으면 자식을 자비로 유학을 보낼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고, 서울대나 해외유학이 더 이상 행복의 보증수표 역할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고위공직자가 되고, 판검사가 되고, 의사가 되어야만 고수익의 안정된 인생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수준이 전반적으로 올라간 만큼 교육수준도 업그레이드 되어야 한다.
우수한 한두명의 대표선수를 선발해 내기 위해서 모든 학생을 예비선수로 만드는 그런 교육정책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
고등학교 수업은 오전 9시에 시작하여 아무리 늦어도 오후 4시 이전에 끝내야 하고,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지식도 지금보다 더 폭이 넓고, 더 얕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지금보다 더 많을 시간을 아이들이 운동과 다양한 사회활동에 할애할 수 있게 될 것이고, 학교가 더 이상 입시지옥이 아니라 보다 자유롭고, 몸과 마음이 동시에 성장할 수 있는 발육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바닷가에서 자란 나무는 항상 한쪽 방향에서만 불어오는 해풍에 줄기가 한쪽으로 굽기 마련이다.
이제는 우리아이들이 보다 다양한 지식과 자유로운 발상을 통해 어느 한쪽으로 편향된 사고를 갖지 않게 해줘야 한다.
오히려 대학에서는 보다 심도 있는 교육으로 전문지식인을 만들어야 한다.
과거에는 유명대학에 입학하는 것만으로도 출세가 보장되었기에 입학과 동시에 술과 담배에 쩔어 살아도 문제될 것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고의 다양성과 함께 전문성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자유로운 중고등학생 시절을 거쳐 사회인으로서의 기초소양이 함양되고 나면, 전문 기능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거나, 혹은 보다 엄격한 대학생활을 통하여 심도 깊은 전문지식을 습득하는 방식의 교육제도가 확립되어야 한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도 어쨋든 입시제도는 존재해야 겠지만, 이미 그러한 방식으로 교육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의 입시제도를 잘 관찰하여 우리에게 알맞는 입시제도를 만들면 문제없을 듯하다.
우리의 경제력은 이미 선진국 수준인데, 교육제도는 후진국보다 못한 수준이다보니 비싼 사교육이 판을 치고 있고, 우리 아이들은 입시지옥에 빠져 짙은 회색을 깨고 나오는 신록과, 푸르른 파도 위에서 작렬하는 태양과, 풍요롭고 넉넉한 가을 들판과, 호수와 산을 뒤덮은 흰눈을 바라보며 감탄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빼았겨 버린 것이다.
비싼 사교육을 욕하면서도, 자식에게 인생을 즐기는 방법을 가르키기보다 돈버는 방법을 가르키는 우리 부모들의 욕심이 더욱 더 아이들을 불행으로 몰고 가는 것이다.
모든 인간은 인생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이미 대부분의 나라에서 아이들이 두려움없이 성인이 될 수 있도록 교육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유독 우리나라만 낙오에 대한 두려움으로 아이들을 내몰고 있다.
이제 뒤늦게나마 우리나라도 경제력에 걸맞는 교육제도로 바꿔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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