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관련

원하는 것이 아무 것도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호린(JORRIN) 2011. 10. 24. 16:26
질문과 질문에 대한 제 답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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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것이..2년전부터 없어졌어요. 그전엔 너무나 설레이게 하는것들이 많아 직접 발로 뛰면서 수많은 성공을 해냈는데..
아무것도 원하는것이 없어졌어요. 하고싶은것이 없어요.
차라리 부자라도 됐다면 모를까 그것도 아니고 분명 불안한 미래를 생각하는데..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왜 하지않을까요?
뭐가 되고 싶다는 목표가 없어요. 솔직히 돈도 많이 벌고 하고싶은데.. 그리 간절하지가 않아요. 그렇다고 제 생활에 만족하는것도 아니에요. 늘 불안하죠.
정말 답답하네요. 정말 하고싶은게 아~무것도 없는 이 상황 어떻게 해야하나요? 2년동안 이러고 있네요.
저도 나름 수많은 수련을 해왔습니다. 신나이를 읽고 기적같은 일들도 해냈구요. 예전에 기적을 경험했을때를 다시 떠올려도 가슴이 뛰질 않네요.
기분이 나쁘지도 않고 좋지도 않응 0의상태만 지속 됩니다. 솔직히 이러고 살빠엔 의미가 없어요. 다시 가슴뛰면서 매일 아침 기분좋게 설레임을 가지고 일어나고 싶어요.
좋아하는것들을 노트에 쭉 써봤네요. 싫어하는것들을 노트에 쭉 써봤네요. 그러고 끝입니다. 뭔가가 문제인건 확실해요.
아무런 의욕이 없어요. 하고싶고 되고 싶은게 없어요. 지금 상황이 뭘까요.. 너무 답답하네요... 그냥 뭔가에 대한 간절함고 없고 하루하루 의식없는.. 마치 자면서 길을 걷는상태라고 해야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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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가지만 말씀드릴께요.


첫째, 우리네 삶은 인과의 장이라는 물리적 공간에서 이뤄집니다. 그 공간에서 하나를 체험하기 위해서는 다른 것을 먼저 체험해야하죠. 예를 들어 뜨거움을 알기 위해서는 차거움이라는 대비되는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 빛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어둠이 존재해야 하고요. 긴것을 모른다면 짧다는 개념도 이해할 수 없고, 뚱뚱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 날씬하다는 것도 체험할 수 없겠죠.

님이 성공을 경험했다는 것은 실패를 체험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는 것이고, 현재 아무른 의욕이 없다는 것은 지금까지 너무 의욕적으로 살아왔기에 그 대비되는 경험을 한번 더 체험해봄으로써 다시 한번 의욕적인 인생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두번째, 우리네 인생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것은 신이 우리에게 부여한 가장 큰 축복이죠.
그 의미없는 인생에 우리는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에 부합하는 목표를 설정하여 하루하루 살아갑니다.
그런데, 반드시 내 인생에 의미를 항상 부여해야할까요? 하얀 백지상태로 놔둬보는 것도 경험해볼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요?

지난 몇년간 노숙자신세로 전락할만큼 많이 힘들었지만 항상 마음을 행복하게 하려고 노력했고, 실제로 제가 처해있는 상황이 매우 힘들다고 느끼면서도, 그 상황마저도 제가 육체를 거느리고 있기에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체험이라며 행복해했습니다.

지금은 어느 정도 형편이 되어 필리핀으로 놀러와 9개월째 무위도식하고 있습니다. 술도 마시고, 아가씨도 만나보고...
그런데, 오늘도 마찮가지지만, 최근들어 항상 떠오르는 의문이 있습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살고 있냐?고 묻지요.
세계일주를 위한 영어공부와 체력단련을 하겠다면서 세부에 머무르고 있는데, 하루 종일 빈둥대고 누워자거나 한글 인터넷에 푹 빠져 다른 것은 거의 할 생각이 없네요. 중고등학생 아이들이 옆에서 그러고 있으면 한대 줘박고 "공부해"라고 말할텐데, 자신에게는 참 나약해지죠.

그러나 저는 알고 있습니다. 마음이란 것은 마치 벼슬아치집 문지기와 같이 서슬이 퍼렇다는 것을요. 마치 마음이 나인양, 내 몸의 주인인양 행세하고 있다는 것을요. 그리고 마음은 항상 내게 '뭐가 부족하다', '앞으로 ~이 될지도 모르니까 미리 걱정하라"고 불안감을 조성시키죠.

그래서, 저는 어떤 부정적인 생각이나 불안한 마음을 안가지려고 노력합니다. 그런 마음과 생각을 안가지면 결국 원점으로 돌아가죠. 아무런 의미가 없고 반드시 해야할 것은 아무것도 없는 인생, 게다가 "참나"인 내 영혼이 이끄는 대로 살아가는 인생.

혹자는 산속에 들어가 마음을 비우는 경지를 얻으려고 몇년을 수행하면서도 결국 실패하여 땡초로 살기도 하고, 누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에게 의탁하겠다고 맹세하고는 검은 돈과 조작된 권력에 몰두하여 이름을 더럽히기도 하죠.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데 구태여 깊은 산으로 갈 필요도 없고 광야로 나가 철야기도를 할 필요도 없습니다. 마음을 비우면 그곳이 바로 우리가 찾던 낙원이자 내 영혼의 안식처이고, 그렇게 되면 내가(내 영혼이) 이번 생에서 진정 바라는 바, 체험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있겠죠.

그러나, 구태여 영혼이 바라는 바를 알 필요가 없습니다. 신이 완벽하다는 것과 우리네 삶이 완벽하다는 것을 믿고 있다면, 모범운전사에게 길을 맡겨두고 뒷자리에 앉아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가 딴전을 부려도 삶은 완벽 그자체로 굴러갈테니까요.

*****님께서도 신의 완벽함을 알고 우리 인생이 완벽함을 안다면 현재의 모습에서 마음만 조금 더 비운다면 더 이상 바랄 나위없는 최고의 삶을 살아가실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혹시 무료하고 할일이 필요하다면, "Communion with God"과 "Home with God" 영문판을 한번 정독해보세요. 뭐, 빈둥거리다보니 저도 아직 도전 중이지만 마음이 참 편해집니다. 이 책들을 읽으면 우리네 인생이 환상임을, 우리가 해야할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지금 현재 우리가 있는 곳이 바로 천국임을 알 수 있으니까요.

아... 그리고, 부정적인 생각은 내버리려고 노력하시면서 가급적 희망을 가지려고 노력하세요.

희망은 믿음을, 믿음은 앎을, 앎은 창조를, 창조는 체험을, 체험은 표현을, 표현은 됨을 낳고,
(어떤 존재가) 됨이 바로 모든 삶의 활동이며 신의 유일한 기능이다. - Home with God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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