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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Re:인연

호린(JORRIN) 2011. 5. 23. 18:47

목사든 중이든 혹은 선생이든 학생이든, 내가 인식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이 내게는 축복입니다. 그 사람을 통해서만 나를 알 수 있는 상대계에 우리가 살고 있으니까요.


달리 말해서 나쁜 사람이 없다면 내가 착하다는 것을 체험할 수 없고, 착한 사람이 없다면 내 행위에 개선할 것이 많다는 것을 체험할 수 없죠.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도 요령이 없어서 돈이 없어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지 의도적으로 떼먹고 도망다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본인으로서는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타인에게는 피해가 되는거죠. 어찌되었거나, 그런 사람이 있으므로 인해서 상대되는 나 또는 제3자의 진정한 가치가 조금씩 밝혀지기에 그 사람이 고마운거죠.


내게 닥친 시련도 마찮가집니다. 씨발시발하며 툴툴거리더라도 마음속으로 크게 심호흡하고 그 시련에 부딪치다보면 어느새 그 시련을 넘어서 있는 원숙해진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때부터는 그 힘들었던 시절이 아름다운 추억이 되는거죠.


즉, 사람과의 인연과 내 삶의 조건이 진정한 나 자신을 발견하게 만들어주고 나를 성장시켜주는 도구들이라는 거죠.


항상 따스한 물속에만 있으면 차다는 것과 뜨겁다는 것을 어떻게 체험할 수 있겠습니까? 나 혼자 우주에 떠있다면 내가 착하고 위대하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모든 인연이 내게 축복이고, 범사에 감사하고 볼 일입니다.


괜히 아는체해서 조금 미안하지만, 솔직히 저렇게 생각하고 나니까 상황이 짜증스럽더라도 그냥 한번 '에이 씨팔'하고 아무런 대상도 없이 속으로 욕하고는 모든 상황을 즐기며 살아갈 수 있게 되더군요.


그래도 제일 받아들이기 어려운 말... "하늘을 나는 새를 보라. 뿌리지도 거두지도 저장하지도 아니하지만, 그래도 먹고 산다. 땅에 핀 백합을 보라. 경작하지도 길쌈하지도 아니하지만, 솔로몬의 그 어떤 지혜로 짠 옷감보다 더 아름답다" 뭐 이런 예수교 문장이 있던데, 호주머니에서 줄어들어가는 돈을 볼 때마다 마냥 담담할 수만은 없더군요 ㅎㅎㅎ


벨비님은 지금쯤 수영장으로 출발하셨겠네요. 주말 잘 보내시고 오시길...


여기 회원님들도 주말 잘 보내시고요.

출처 : 가자 아름다운 필리핀
글쓴이 : 구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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