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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불평 불만

호린(JORRIN) 2011. 5. 23. 18:37

집주인 아주머니는 대학교 교수면서 가내수공업과 임대업을 함께하는 억척스런 여자입니다. 남편과 헤어져 살면서 많은 식구들을 혼자서 벌어 먹여 살리고 있죠. 미국이나 홍콩, 인근 동남아 국가들은 다 한번씩 돌아봤을 정도로 안목도 넓고요. 항상 친동생처럼 챙겨주고, 저도 친누나처럼 아떼라 부르며 능력껏 보답해주려고 합니다.


그런데, 아떼가 몇번인가 신기하다는 듯이 얘기하는게 있어요.

즉, 현재 제가 살고있는 렌탈하우스의 예전 거주자들 치고 느리고 비효율적인 필리핀의 모습에 대하여 불평불만을 수시로 터트리지 않았던 사람이 없었다고 합니다. 오직 저 하나만 인터넷이든 뭐든 필리핀을 욕하거나 흉보지 않으면서 살아가는 게 너무 신기하다는 거죠.


심지어 짧게 방문하고 돌아가는 사람들도 모두 다 불평불만을 얘기한다는 거죠.


그렇습니다. 저는 필리핀에 대하여 불평불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왜냐고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반하여 이 나라에 왔는데, 그것을 불평하면 내가 올 이유가 없잖아요? 내가 무슨 사회개혁의 투쟁을 하기 위하여 이 나라에 온 것도 아니고...


우리가 처음에 남여가 만나 사랑을 하게되면 상대의 모든 것이 다 좋습니다. 심지어 단점까지 귀엽기도 하고, 매력으로 보이기도 하죠.


그러다가 결혼하고 나면, 이제는 그 것 때문에 싸우기 시작합니다. 고치라고, 하지말라고...


즉, 이 모습에 반하여 결혼하고 나서는 다른 모습의 사람이 안된다는 이유로 날마다 싸우는거죠. 내가 사랑했던 그 이유가 이제는 싸워야하는 이유가 된 겁니다. 그럴 것 같으면 차라리 다른 사람과 결혼했어야죠.


필리핀도 마찮가집니다. 단점이 싫으면 아예 오질말든지 혹은 민주화투쟁의 전사로 당당하게 사회개혁을 외치든지 해야죠. 길거리 어린애들에게 몇페소 건네는 것도 갖은 핑계를 대며 거부하면서 불평불만만 하면 뭐합니까?


어쨋거나 저는 참 행복합니다. 딸리꾸드 섬의 백사장에 가만히 누워 파란 하늘을 한 세시간동안 졸았다 하늘을 바라봤다를 거듭하면서 느낀 것도 마찮가집니다.


백사장에 누워 이런 여유를 부릴 수 있고, 또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으니 누구보다도 행복하다고.. 하지만, 내가 말로 표현하지 못할 만큼 어려웠을 때도 항상 행복해하려고 노력했고, 실제로 또 그렇게 느꼈기에 오늘 이런 날이 온 것이 아닌가? 즉, 불행을 맛보지 않고는 행복을 행복으로 느낄 수 없는게 우리네 인생이 아닐까? 만약에 내가 불행한 삶을 거치지 않고 지금의 모습으로 살아간다면 많지 않은 돈에 불안한 지위에 어찌 감히 행복을 느낄 수 있겠는가?하는 생각들요...


딸리꾸드 섬에는 단 하나의 깐띤이 있을 뿐입니다. 리조트 내에도 식당이 없죠. 그 깐틴에서 맥주도 없고 전기도 안들어오는 시간에 모기를 쫒아내가며 먹는 밥도 꿀맛같이 느껴졌기에 그래서 전 행복한가 봅니다.


불평불만을 최대한 줄이십시오. 오히려 그 때문에 더 행복을 느끼려고 온갖 이유를 다 끌어다 붙여넣어보세요. 정말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나는 너희들에게 천사만 보냈고, 기적만을 일으켰노라"고 누군가가 그랬죠.... 맞습니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이 천사고, 일어나는 모든 일이 기적이라고 생각하면 매순간이 행복합니다.

출처 : 가자 아름다운 필리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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